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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떠나가니라 Then The Angel Left Her

누가복음 1장 37-38절

37"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 38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37“For nothing is impossible with God.” 38“I am the Lord's servant,” Mary answered. “May it be to me as you have said.” Then the angel left her.

프라 안젤리코의 코르토나 수태고지.jpg

400년, 하나님의 침묵

주전 425년경, 말라기 예언자에 의하여 말세에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가 도래할 것과 엘리야가 다시 오리라한 하나님의 음성이 예언자의 입을 통해 선포되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하나님의 침묵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하나님은 세계사 속에서 메시아 도래를 염원하도록 역사를 주관하셨습니다.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페르시아제국이 알렉산더에 의해 무너지고 헬라문화가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도 오래지 않아서 죽고 분열된 제국은 신흥 국가로서 강성해지는 로마제국이 발흥으로 사라져갑니다. 그 때까지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침묵하셨고 백성들은 메시아를 고대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때가 이르러 인류 구원의 때를 기다리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침묵하심을 통해 인류구원이 준비되고 있던 그 기간이 참으로 귀한 것임을 고백합니다. 할렐루야! 아멘!

한 가지 이러한 하나님의 침묵하심을 통해 우리는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간절한 우리의 기도에 대하여 하나님의 응답이 없고 오랫동안 침묵하고 계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 사백 년 동안 그렇게 아무런 말씀이 없던 시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기다림을 통해 지치고 믿음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들이 생기고 먹고 사는 문제에 자신을 잊고 살게 되지 않을까요? 혹은 잘 먹고 잘 사는 일 때문에 하나님이 필요 없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께서 태어나기 전 유대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면서 살아갈 때 음성도 없고 계시도 없다면 참으로 힘든 일일 것입니다. 때로 우리의 기도에 우리의 간절한 간구에 응답이 없으신 하나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고민해보신적 있으십니까?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우리가 간구하는 바를 아직 응답받지 못했다면 우리는 두 가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막힌 담은 없는가? 그리고 지금이 연단의 때인가?

하나님과 막힌 담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죄를 범함이요, 마땅히 회개의 자리에 나가야 합니다. 철저한 회개와 그에 따르는 행동-열매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지연된 응답을 요구하시는 거라면 우리는 마땅히 그 연단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하고 새롭게 하고 더 아름다운 것으로 응답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주께서 침묵을 깨시고 말씀하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메시아에 대한 열망이 꿈틀거리고 때가 무르익어 갈 때 남자와 여자, 이 두 명의 사람들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먼저 한 남자에게 하나님의 사자인 천사 가브리엘이 전언을 합니다. 아비야 반열의 제사장 가운데 ‘사가랴’라는 나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반열의 차례대로 성전에 들어가 봉사할 때 가브리엘이 그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하고 이름을 요한이라고 하라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사가랴’가 소식을 전해 듣는 동안 밖에서는 그의 지체함 때문에 뭔가 이상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였고, 그가 나와서 아무 말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환상을 본 것으로 여겼습니다. 실로 사백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하나님의 음성이 이스라엘에게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고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고 여섯째 달이 되었을 때, 하나님은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한 젊은 여인에게 소식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앞서 사가랴에게 전했던 내용보다 훨씬 강력하고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전한 것

마리아는 갈릴리 나사렛이라는 동네에 살고 있었고 거기 한 동네 사는 요셉이라는 남자와 약혼한 처녀였습니다. 평강을 전하는 천사의 모습에서 놀라 그의 인사에 기이한 듯 두려움에 싸여 있었습니다. 천사는 다짜고짜 마리아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서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텐데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주는 구원자라는 뜻이고 임마누엘이라고 불리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가막힌 마리아는 천사에게 항변하듯이 말합니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천사는 그가 나시는 것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으로 가능한 것으로 그가 모든 사람을 구원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하나님의 능력으로 마리아의 친척인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임신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다고 그것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마리아가 천사 가브리엘에게 받은 메시아 수태고지는 우리가 잘 아는 장면입니다. 영화나 만화 혹은 읽기 쉽게 이야기체로 꾸며놓은 많은 책에서도 멋지게 나타나 있어 우리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과연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마리아가 들은 메시지는 무슨 의미였을까요? 네 그렇죠. 그녀를 통해 메시아 예수가 태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그녀를 통해 인간세계에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요? 너무 쉬운 질문인가요? 마리아도 의아해하며 질문했던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는 우리의 삶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놀라운’ 일들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냐고 물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요?’ 특히, ‘제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의미심장한 질문을 하곤 합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상상조차하기 싫은 일들이 눈앞에 닥쳐올 때, 하나님께 기도하고 간구했던 좋은 일이 아니라 정말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그런 일들이 터질 때. 주님 어떻게 제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주님은 과연 거기 계십니까? 하고 항변하게 됩니다. 마리아의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녀는 어떤 삶을 원했을까요? 모든 것이 어그러지고 처참하게 무너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부르짖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항의라도 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마리아에게 준 가브리엘의 대답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성령이 임하고 하나님의 능력이 너를 덮을 것이다.” “대저 그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다.” 모든 해답이 거기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에 불가능하다는 없습니다. 어느 군대의 군호(軍號)가 아닙니다. 천사의 이 한마디에 마리아의 항변을 그치게 됩니다. 더 이상 질문도 의미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진행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무소부재하신 하나님, 전능하신 하나님, 그의 연대가 무궁하여 측정이 불가하신 하나님이 하신다는 겁니다. 이을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그 일을 통해 우리에게 복을 주신다고 하십니다. 답이 정해져 있어서 질문이 쓸데없게 된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것을 기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황당하지만 놀랍게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가능하게 된 일입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전한 것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가능하다는 믿음이었습니다. 믿음이 주어진 것입니다. 믿음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마리아는 천사의 수태고지를 통해 전능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할렐루야.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주어진 믿음을 통해 마리아는 고백합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말씀은 능력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말씀하시고 이루어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에는 생명이 있고 운동능력이 있어서 놀랍게 역사하게 됩니다. 뒤나미스(δυναμις)라는 헬라어는 할 수 있는 힘, 풍부함, 도구, 전능함, 기적적인 능력, 힘, 권세, 놀라운 일 등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그분의 능력은 불가능이 없다는 말씀으로 가능케 하심을 의미합니다. 나이 많은 부부, 임산하지 못한다한 여인에게서 자녀를 낳게 하는 것은 성경에서 여러 번 나온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과 사라 사이에서 노년에 이삭이 태어난 일, 야곱의 아내 라헬이 요셉과 베냐민을 낳은 것, 한나가 사무엘을 얻은 것, 늙은 마노아에게 삼손이 태어난 것, 수넴 여인이 아들을 얻은 것 등등. 이들이 얻은 것은 하나님의 전능하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들에게 자녀가 생겼다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만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겠습니까?

마리아의 고백은 하나님의 능력을 믿게 된 믿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생기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이 하나님에게로 돌려지는 것입니다. 비록 그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이 쪼개지는 것 같은 일이 생긴다고 하여도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게 된다는 믿음은 모든 것을 이기도록 용기를 줍니다. 마리아의 앞날에 있을 어려움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감격이 그녀를 두르고 고백을 하게 하였다면 더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도 주님의 은혜입니다.

천사가 떠나가니라

Then the angel left her. 그러자 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를 떠나갑니다. 천사는 하나님의 맡기신 일을 다 하고, 미련 없이 떠나갑니다. 그 천사가 한 일은 당시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역사에 기록될 일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런 일을 하였다면 과연 그렇게 쉽게 떠나갈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크고 장한 일이었습니다. 수백 년 동안 하나님의 음성이 없던 시절에 갑자기 나타난 하나님의 메신저. 사람들이 흠모할 만한 모습이 아니었겠습니까? 거기 더 있으면 모든 영화와 영광을 취할 수도 있지 않았겠습니까?

남자 나이 사십 아니 오륙십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지난 일을 돌이켜 보며 잘한 것에 대하여 미련을 가질만합니다. 지천명(知天命)이니 이순(耳順)이니 하는 말은 사치스런 말이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이 이루어 놓은 업적과 지위, 명예와 권세를 자랑스러워할 것입니다. 객관적인 시각을 이루는 것보다는 주관적인 생각에 사로 잡혀 고집 있는 사람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생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그것이 사람의 본모습입니다. 더군다나 세상에 유익한 일을 한 사람이라면 그 자부심 자긍심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를 버리고, 혹은 잊고 살라하면 좋아할 수 있을까요? 영광스러운 기억이 추억이 되어 자리 잡고 있는데, 그것에서 떠나라 하면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기 이전에 무슨 생각이 들을까요?

천사라는 존재는 누구보다 주님과 가까이 있는 존재입니다. 그분과 가까이 있으면서 명하신 일을 하는 천상적 존재입니다. 지구라는 죄가 가득한 곳보다는 주님과 가까이 있는 것이 가장 좋을 천사이기에 명한 일이 끝나고 나면 즉시 주님께로 돌아가는 것이 어쩌면 큰 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습니까? 주님께서 명하신 일이 다하여 자리를 떠나라한다면 ‘네’ 하고 갈 수 있겠습니까? 실은 오늘 말씀을 준비하면서 이 말씀이 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습니다. “그러고 나니 천사가 마리아를 떠나갔습니다.” 천사의 역할이 다하게 되자 그가 ‘미련 없이’ 떠났다는 말에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마음속 질문이 들어오는데 나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나의 모습은 주님 앞에서 어떤가? 정말 주님만을 바라보고 사는 존재인가? 천사의 모습을 담고 싶은 심정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말씀을 맺습니다. 우리는 주님 한분으로 만족합니까? 주님이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고, 좋고, ‘오케이’ 입니까? 정말 그런지 그래왔는지 앞으로 그럴 것 인지 진진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지켜보고 기도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지금 이 시간 말씀을 통해 어떤 주님을 만나시고 계십니까? 저와 같이 주님 한분, 오직 주님 때문에 살고 지는 삶 되기를 축복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으로 믿어지십니까?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기다릴 수 있습니까? 믿음을 잃지 않고 인내하면서 주님의 말씀의 능력을 체험하는 모두 되기를 축복합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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